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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 목욕탕·수영장에서도 옮을 수 있어요 [중앙일보]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정민(28·여)씨는 9년 전부터 무좀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각질이 너무 심할 때면 집에 있는 연고를 잠깐 바르는 정도다. 그러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져 짜증스러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씨는 “너무 가려워 누가 보든 말든 낮에 일하면서도 긁는다”며 “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이 유발됐다”고 말했다.

무좀은 물을 좋아하는 곰팡이균이다. 주로 땀이 많이 차는 발에 많지만 사타구니·겨드랑이· 손톱·발톱 등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 어디에도 기생한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신체 다른 부위로도 쉽게 퍼진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무좀환자가 걸어 다니면 발에서 곰팡이균을 담은 인설(피부 비늘)이 떨어진다”며 “목욕탕이나 수영장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감염된다”고 말했다. 가족 중 한 명만 걸려도 수건이나 화장실 슬리퍼 등을 통해 옮겨질 수 있다는 것.

무좀은 날씨가 덥고 습할 때 기승을 부린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이 여름만 되면 무좀이 새로 생긴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겨울에 증상이 약해 인식을 못하다가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이 되면 악화돼 가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무좀은 증상에 따라 지간형·수포형·각화형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지간형으로 발가락 사이에 생긴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특히 네 번째와 새끼 발가락 사이가 주무대”라며 “틈이 좁아 통풍이 안 되고 습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가 허옇게 짓무르고 건조해져 균열이 생기고 인설이 생긴다. 가려움증이 심하고 불쾌한 발 냄새도 동반된다.

수포형은 발가락과 발바닥·발 옆·뒤꿈치 등에 작은 물집이 도톨도톨하게 생기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좁쌀만 하다가 점차 부풀어 오르는데 이때 가려움증이 심하다. 물집 안은 점액성의 황색 액체로 차 있어 그대로 건조되면 두꺼운 황갈색 딱지를 형성한다. 가렵다고 긁어서 물집을 터뜨리면 안 된다. 딴 곳으로 병균이 들어가 곪을 수 있기 때문.

각화형은 발바닥과 손바닥에 많으며 손톱·발톱에 흔히 동반된다. 피부 표면의 각질이 두꺼워지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 가렵지 않아 자각증상이 별로 없다. 무좀은 이 세가지가 뒤섞여 나타난다.

무좀을 없애보겠다고 발을 식초나 소주 섞은 물에 담그는 사람이 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강한 산성의 식초는 일시적으로 소독·살균 효과는 얻을지 몰라도, 피부에 화상을 입어 2차 감염이나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와 손톱·발톱에 서식하는 무좀균은 완전하게 죽일 수 없다는 것.

무좀균 박멸을 위해선 항진균제를 바르는 것이 기본이다. 문제는 매일 연고를 발라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 번 바르면 13일간 약효가 지속되는 무좀약(라미실원스 등)이 있어 편리성을 추가했다. 겔 타입은 피부 위에서 깔끔하게 발리고 빠르게 건조돼 끈적이지 않는다. 뿌리는 스프레이 타입은 손이 잘 닿지 않는 부위도 혼자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무좀이 심할 경우엔 먹는 약도 함께 쓴다. 각화형과 소수포형 무좀의 경우 보습 효과가 있는 라미실 크림이나 청량감이 있는 라미실덤겔 등과 같은 연고형이 효과적이다. 

무좀은 치료해도 재발이 잦다. 강 원장은 “외출에서 돌아오면 발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말린다. 양말이나 신발은 통풍이 잘 되는 것으로, 또 실내 근무자라면 회사에서 슬리퍼를 신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글=이주연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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